지난 몇 년간 나는 입을 크게 벌리고 웃어본 기억이 거의 없다. 그 이유는 마치 드라큘라처럼 양쪽으로 삐죽하게 튀어나온 덧니 때문이었다. 어렸을 때엔 덧니가 나서 귀엽다는 소리도 종종 들었는데, 커가면서 그 빈도는 현격히 줄어들었다. 전에는 귀엽다고, 매력 포인트라고 하던 내 덧니가 이제는 바꿔야할 외모 콤플렉스로 자리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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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입사면접 때에 억지로 환한 미소를 짓다가, 입가에 경련이 일어난 기억은 아직도 나의 기억 속에 생생한 악몽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리하여 큰맘을 먹고 오랜 기간 동안 품고 있었던 치아콤플렉스를 해결하고자 압구정 플로렌치과를 찾게 되었다. 치과에 들어서자, 마침 프론트에 있던 오경아 원장님이 환하게 웃으며 나를 맞이해 주셨다.
변화를 좋아하고, 남다른 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오경아 원장. 압구정플로렌치과는 그런 그녀의 색깔을 그대로 반영해주듯 여느 치과와는 다른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의자하나, 소품하나에서도 색다른 감각이 느껴지는 대기 공간은 치과가 아닌 잘 꾸며진 카페테리아에 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주었고, 통유리를 통해 보이는 바깥 풍경은 마침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어 칵테일이라도 한잔 하고 싶은 충동을 일게 했다.
멍하니 구경하던 것도 잠시, 나도 예약을 한 '환자'였기에 오경아 원장님과 함께 상담실로 향했다. 그 곳의 상담실에서 보게 된 한 줄의 글귀가, 나의 시선을 잠시잠깐 사로잡았다. Smile For you. 멋들어진 글귀와 인테리어는 지난 수년간 남들 앞에서 호탕하게 웃어 본적이 없는 나를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듯 했다.
본격적인 상담과 함께, 나의 치부였던 덧니를 참으로 오랜만에 남 앞에 수줍게 드러냈다. 상담을 통해 치아교정은 어떤 방식들이 있으며,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상세한 설명을 듣게 되었다.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고, 하나하나 차분하게 설명해주는 오경아 원장의 가지런하고 빛나는 치아를 흘끔흘끔 바라보며, 나도 교정이 끝나면 저렇게 밝게 웃을 수 있겠지 하는 막연하지만 기분 좋은 상상을 했다.
상담이 끝나고, 나의 치아 상태를 살펴보기 위해 진료실을 찾았다. 항상 치과에 가면 옆 사람의 비명을 고스란히 듣게 되어 공포감이 더해졌는데, 이곳은 개별적으로 진료실이 마련되어 있어 그럴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내부 인테리어는 과감하게 노란색을 사용하여 고급스러우면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풍겼다. 이곳에 누우니 마치 꿈속에서 치과를 방문한 기분이 들었다고 하면 좀 과장된 표현일까? 그렇게 내 입속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본을 뜨고, 사진촬영과 X-ray 촬영을 하는 등 교정을 위한 기본적인 검사들이 이어졌다.
검사를 마치고 난 뒤 본격적인 치아교정은 일주일 후부터 시작하기로 하고, 프론트에서 예약일정을 잡고 있는데, 익숙한 얼굴을 만날 수 있었다. 여기에 유명한 연예인들이 많이 온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실제로 만날 줄이야. 어색한 목례를 하면서, 이제 교정을 시작하고 자주 오게 되면 연예인들 뒷이야기 좀 물어봐야겠다고 굳게 마음먹었다.
아직 상담만 받은 상태이지만, 벌써 치아가 가지런해지는 기분이다. 큰맘 먹지 않으면 시작하기 어려운 치아교정이야 말로 '시작이 반'이라는 비유에 적절한 경우가 아닐까. 비록 남들보다는 좀 늦은 나이에 시작하는 교정이지만, 밀린 방학숙제를 몽땅 해치운 것처럼 개운한 기분이다.
이글을 읽고 있는 이들 가운데, 필자처럼 뒤늦게야 교정을 생각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들에게 치과는 멀리 있지 않다고, 딱딱하고 두렵기만 했던 치과가 플로렌치과처럼 따뜻하고 세련된 곳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다. 치아의 건강은 물론 자신감 까지 얻을 수 있는 치아교정, 더 이상 미루지 말고 필자와 함께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